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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법·CP규약, 현 제약산업 온라인 마케팅과 괴리”

최고관리자 조회수: 96 작성일:

“현 법령 및 CP규약 만들 당시 온라인 마케팅 존재하지 않아”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잠재적인 범죄행위 양산 우려"

제약사의 온라인 마케팅 허용 범위를 규정하는 현행 법령과 공정경쟁(CP)규약이 디지털 중심의 마케팅 생태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2021년 한국에프디시법제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발표를 하고 있는 HnL법률사무소의 박성민 변호사 모습.지난 18일 2021년 한국에프디시법제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발표를 하고 있는 HnL법률사무소의 박성민 변호사 모습.

지난 18일 개최된 ‘2021년 한국에프디시법제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HnL법률사무소의 박성민 변호사는 ‘제약산업 디지털 마케팅의 법적 이슈 및 대비방안’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이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급변하는 규제환경의 변화와 대응’이라는 주제로 마련됐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날 박 변호사는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현재의 제약업계 마케팅 관련 법령이 자리를 잡게 된 변천사를 짚었다. 박 변호사는 과거 의약분업을 거쳐 처방자와 판매자가 분리됐으며, 리베이트 대규모 적발 이후 리베이트 사건은 공정거래법보다는 약사법이나 의료법 상의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으로 재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일련의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서 리베이트는 굉장히 나쁜 거고 못하게 해야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고 그 결과 ‘제약회사는 판매 촉진 목적으로 의사 등에게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생겨났다”며 “그러나 현실에서 제약회사가 마케팅을 함에 있어서 의사 등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부수적으로 어떤 경제적 이익이 제공돼야 될 필요가 있다는 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보건복지부에서도 예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령에서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이 예외 사유가 제약산업 마케팅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유가 된다.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 설명회 등이 다 여기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 예외 사유와 더불어 제약산업의 공정경쟁(CP) 규약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공정거래법에서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규약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근거로 해서 공정위, 보건복지부, 제약협회, 의학단체 등이 합의를 통해 CP규약을 운영하고 있다. 약사법, 의료법에서는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법원이나 검찰에서는 약사법 등 위반 여부를 검토할 때 이 규약을 참고한다. 실무에서는 실질적인 법임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이 지점에서 현재의 법령과 CP규약의 한계가 발생했다고 짚었다. 디지털 마케팅이 없던 과거에 만들어진 법령 및 규정과 현재의 제약산업 마케팅 현장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는 것. 

그는 “현행 법령과 규약은 과거 오프라인 마케팅 시대에 만들어진 거다. 지금 현행 법령과 규정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온라인 마케팅이라는 건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았고,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에는 없는 것이었다”며 “그런 상태에서 만들어진 규정이 현 상황에 엄격하게 적용되면서 여러 법적 이슈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예외 사유에 해당 사항이 없으면 위법하다고 판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몇 가지 사례를 통해 현재 제약업계가 맞닥뜨린 디지털 마케팅의 현주소를 설명했다. 

그는 “가령, 의사가 제품 설명 영상을 보거나 여기에 댓글을 달거나, 또는 그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어떤 이벤트에 참여하면 회사에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또는 돈을 내야지 받을 수 있는 유료 논문 서비스를 사이트 가입자들에게 볼 수 있게 한다던가, 온라인 제품 설명회를 들으면 10만원 이내로 식음료를 배달해주는 것, 혹은 의료기관의 어떤 경영이나 행정 관련한 컨설팅을 제공한다던지 하는 경우들. 결론적으로 이러한 행위들은 현행법상 위법이라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위법 판단에는 일견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 영업사원이 개별 요양기관을 방문해서 함께 인터넷으로 제품 설명 영상을 보고 1일에 10만 원 이하, 월 4회 이내로 해서 식음료 또는 1만 원 이하의 판촉물을 제공하면 이 경우는 위법하지 않다. 그런데 의사가 그냥 혼자서 영업사원이 없는 경우에 똑같은 영상을 본다고 하면 경제적 이익을 전혀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하나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하나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제약회사 입장에서 보면 영업사원 인건비도 있고 기름값도 있고 추가로 비용이 든다. 11만원을 훨씬 초과하는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코로나19 전파의 가능성도 있다“며 ”11만원 넘게 써가지고 마케팅을 하는 건 허용이 되는데 온라인으로는 1만원 상당도 안 된다는 데 의문이 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추측컨대, 당시 입안자들이 CP규정을 만들 때는 영업사원이 방문을 안 하면 제대로 제품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마 전화를 할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고, 병원에서는 그렇게 매일매일 그렇게 전화만 받고 식비를 다 충당하는 상황이 생겨나지 않겠느냐 하는 식의 고려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그러나 지금 세미나를 이렇게 온라인으로 하고 있고 일상에서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현재 온라인 제품 설명회이랑 당시의 가정을 비교해보면 불합리한 부분이 발생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약협회에서 발간한 가이드북을 근거로 들어 앞서 언급한 온라인 제품 설명회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포인트 또한 유가증권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 만큼 경제적 이익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온라인 사이트를 제약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가 운영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 변호사는 이러한 모순이 현장에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며,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현재의 산업 트렌드를 제약업계의 온라인 마케팅 규정에 반영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그는 “온라인 마케팅이 중요해진 게 불과 1, 2년 전부터고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됐다는 걸 감안하고 보면 분명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후 만약에 수사를 받을 경우, 기소가 될 수 있는 잠재적인 범죄 행위가 양산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 변호사는 “회사들마다 각자 리스크를 판단해서 임의대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다른 회사도 하니까. 우리도 할 수 있는 거 아닐까’라는 식의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나중에 수사기관에서 다 위법하다고 판단해버리면 이게 다 범죄 행위가 돼버리는 거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한편으론, 법이나 CP규약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은 걸 알면서도 위법 행위를 감행하는 회사가 있을 수 있다. 그런 회사가 이익을 제공하면서 유인을 할 경우 시장 점유율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될 거고 윤리적으로 하려고, 또 조심해서 마케팅을 진행하려고 하는 회사들이 시장에서 도태되는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다행스러운 예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굉장히 심각해지자 보건복지부에서 온라인 학술대회 한시적 지원에 따른 세부 기준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대면 학술대회 개최가 어려워지니까 한시적으로 1년 동안만 온라인 학술대회를 지원할 수 있게 하겠다는 내용”이라며 “이렇게 세부 기준을 발표하면 적어도 그 기준에 따를 경우 문제가 해결이 된다. 다만, 아직 이런 기준이 온라인 마케팅 쪽에는 없다. 업계에서 마케팅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고민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처럼 보건복지부나 제약협회 차원에서 현행법과 규약 상 허용되는 행위와 허용되지 않는 행위를 분명히 구분해서 알려줄 필요가 있다. 현재는 각 행위마다 해석을 거쳐야 하는데 그런 해석이 필요 없는 상시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거다. 그래야지 위반 행위가 양산되거나 규약을 성실하게 지키려는 사업자가 피해를 입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디지털 마케팅이 없던 시절에 만들어진 현행법과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다만, 오남용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에 대한 보완은 면밀히 검토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